금정산 자연석으로 고당봉 표석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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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고당봉 표석비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 위원들이 22일 표석용 바위 기증 의사를 밝힌 부산외대를 방문해 학교 측의 안내로 바위들을 살펴보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전국 최초로 시민이 성금을 모아 다시 세우는 고당봉 새 표석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금정산 고당봉 표석비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는 22일 오전 금정구청에서 2차 회의를 갖고 새 표석의 형태와 규모, 돌의 재질과 채취 지역 등을 논의했다. 오석근 위원장(부산대 대외협력부총장 예정자)의 주재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상대적으로 면적을 많이 차지하는 가로형보다 세로형 표석이 고당봉에 적합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일각에선 고당봉에 있는 기존 바위를 그대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고당봉의 협소한 지형 등을 고려했을 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됐다.

범시민 추진위 2차 회의
새 표석 형태·규모 등 논의

부산외대 추천 바위 탐색뺦
29일에는 범어사 계곡 찾아
원석 발굴 작업 가속도

표석에 사용할 바윗돌은 상징성을 고려해 금정산 내에서 채취하기로 했다. 1994년 12월 세워졌다 최근 벼락에 맞아 파손된 기존 표석은 범어사 계곡에서 채취했다.

회의 후 위원들은 앞서 바윗돌 기부 의사를 밝힌 부산외대를 방문해 돌을 살펴보는 등 본격적인 '원석 발굴' 작업에 돌입했다. 이날 석재 전문가와 함께 진행된 현장 점검에서 7개 바윗돌 중 2개가 표석용으로 적합한 것으로 판명났다.

당초 범시민추진위는 개천절인 10월 3일이나 부산시민의 날(5일)에 맞춰 표석 제막을 목표로 했지만, 더 많은 의견을 모으기 위해 '가을 중 완공'으로 일정을 다소 늦추고 가장 중요한 원석 발굴 작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추진위는 오는 29일 다함께 고당봉에 올라 표석이 세워질 현장을 확인한 뒤 범어사 계곡을 방문해 2차 원석 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추진위원으로 참여 중인 범어사 정산 스님(총무국장)은 "범어사 계곡의 바윗돌이 시민 표석을 위해 쓰인다면 범어사 입장에서도 영광스러운 일이며, 적당한 원석이 발굴되면 기꺼이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표석의 크기는 헬기 운반과 고당봉 현장 여건을 고려해 2t 미만이 될 전망이다. 위원들은 기존 표석(0.9t)보다 조금 규모를 키우는 선에서 원석을 선별 중이다. 위원회는 확정된 원석의 형태에 따라 표석비 문안과 글씨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성금을 보내온 시민·단체의 명단(2000여 건)은 표석 뒷면에 모두 새기는 데 한계가 있어, 표석 주변에 보다 효과적인 표기 방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벼락에 맞은 기존 표석은 부산시민공원 등 다른 지역에 옮기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이 역시 상징성을 고려해 고당봉 주변의 적절한 위치에 보존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위원회는 등산객 손길로 인한 '벼락 표석' 2차 훼손 방지책도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범시민 추진위 고문인 원정희 금정구청장은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표석이 고당봉에 우뚝 설 수 있도록 행정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대진·민소영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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