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들의 싱글 도전기] 5. 프로 따라 하다 골프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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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 잡고 치려면 내 몸에 맞는 스윙 폼 잡자

정현전 씨



예뻐야 골프다? 옷의 문제가 아니다. 자세의 문제다. 자세가 예쁘면 일단 잘 되는 골프다.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다. 프로들이야 완벽한 자세가 성적에 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마추어는 자세가 예쁘다고 골프가 다 잘 되진 않는다. '폼생폼사' 찾다가 망하는 골프가 부지기수다. 그 함정은 어디서 생기는 걸까? 부산외대 사회체육학부 김창욱 교수는 말한다. "어설프게 프로 따라 하지 말라!"

정현전 씨
힘 세게 줘서 친다고 비거리 나지 않아
공 멀리 보내려면 몸에 회전을 더해야

이나나 씨
프로들의 힙턴 따라 하면 스윙 산만해져
아마추어는 상체 위주로 회전 연습해야

남가영 씨
찍어 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스윙의 결과
오래 연습해 때가 되면 저절로 되는 기술

■장타자가 되고 싶다?

정현전 씨

정현전(39·걸그룹 베이비복스 1집 멤버) 씨는 남부럽지 않은 드라이버 비거리를 내고 싶다. 자기보다 덩치나 키가 그다지 크지 않은 프로들도 220m는 가볍게 날리는데, 그로서는 언감생심이다. 아쉬운 마음에 손에 힘을 꽉주고 양껏 쳐봐도 공은 뜻대로 날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골프에서 비거리는 손에 힘을 잔뜩 준다고 더 나는 게 아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세게 쳐야겠다고 마음 먹고 실제로 세게 쳐서 비거리를 늘리는 건 프로들처럼 몸의 회전이 편안히 일어나는 사람이라야 가능하다. 아마추어들은 손에 힘만 잔뜩 들어가 오히려 스윙을 망친다.

"제가 선수 15명을 대상으로 실험해 본 결과 평소보다 더 힘을 줘 세계 쳤을 때 비거리가 더 나온 선수는 3~4명 뿐이었습니다. 선수들도 그런데 아마추어는 말할 필요도 없지요. 멀리 보내려면 몸에 회전을 더해야지 힘을 써 긴장하면 안됩니다. 초보라면 세게 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힙턴은 박성현처럼?
이나나 씨
이나나(27·2016 미스코리아) 씨는 프로처럼 힙턴(스윙 때 허리와 엉덩이가 돌아가는 것)을 깊게 하면 골프가 잘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말렸다.

"프로들의 스윙을 보면 허리가 휠 정도로 힙턴이 된 것을 많이 보게 되는데 잘못 따라하면 큰일납니다. 하체와 상체의 회전분리나 회전 유연성 없이 그렇게 과도하게 힙턴을 하면 몸이 일어나거나 심하게 좌우로 흔들려 스윙이 산만해지게 됩니다."

프로들의 깊은 힙턴은 엄청난 훈련을 통해 가능한 것이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프로처럼 하다가는 허리에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아마추어들은 힙보다는 상체를 위주로 회전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찍어 쳐 백스핀을?
남가영 씨
남가영(35·동의대 교수) 씨는 잘 찍어 친다는 걸 스스로 장점으로 여긴다. 프로들의 경기를 보면 그린에 떨어진 공이 그 자리에 딱 멈춰서거나 뒤로 구르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보는 이를 감탄케 하는 이 샷은 공을 칠 때 클럽으로 강하게 찍어 쳐 역회전이 걸린 때문이다. 가영 씨는 정말로 잘 찍어 치는 걸까?

김 교수는 "찍어 친다고 일부러 찍어 치는 건 아니다"고 말한다. 그가 보기에 찍어 친다는 건 의도된 결과가 아니라 자연스런 스윙의 결과다. 정상적인 스윙이라면 숏아이언일수록 자연스럽게 찍히게 되고 롱아이언일수록 찍어지는 경향이 줄어든다. 그런데도 아마추어들은 롱아이언, 미들아이언, 숏아이언 가리지 않고 무조건 찍어치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하다간 잘못하면 손목, 가슴, 어깨에 큰 충격이 가고 부상의 위험도 커진다.

"프로들은 의도적으로 찍어치지 않아요. 스윙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찍히는 것입니다. 의도적으로 찍는 건 팔로우스루가 안돼 샷이 부정확합니다. 찍어친다는 건 오래 연습해서 때가 되면 저절로 되는 기술이에요. 따라서 초보는 아직 찍는 건 안됩니다. 좀 기다려야 돼요."

■머리는 꼭 잡아야?

골프를 시작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머리를 잡고 쳐라'이다. 머리를 고정시킨 채 스윙을 하라는 것이다. 머리를 움직이면 스윙의 축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프로들의 스윙을 보면 샷을 할 때 머리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김 교수는 모든 선수들이 그런 건 아니라고 말한다. 리듬과 템포를 중시하는 선수들은 머리가 조금은 움직인다.

"회전하면서 약간 움직여지는 축은 상관 없어요. 단지 회전도 없이 스웨이(좌우로 흔들림) 되는게 문제죠. 특히 연습량이 없는 아마추어나, 회전 유연성이 부족한 사람이 프로처럼 머리를 잡는 건 절대 금지입니다."

유연성 없는 상태에서 머리를 너무 잡으면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려 스윙이 부드럽게 안된다. 머리를 잡는다는 건 일어나지 말라는 것이다. 상체만 안일어나면 굳이 머리를 잡을 필요는 없다.

■내 몸에 맞는 스윙을!

프로들의 스윙 자세는 대부분 훌륭하다. 하지만 그건 프로들의 자세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자기 몸에 맞는 스윙을 익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몸이 어느 정도 회전하는 지 알아야 한다. 그 범위 안에서 스윙이 이뤄져야 긴장하지 않고 편하게 샷을 할 수 있다. 파워는 충분한 연습으로 회전에 의한 스윙이 어느 정도 이루어질 때 얻어지는 보너스라 생각해야 한다. 의도적으로 힘을 가해 치는 건 골프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또 골프에서 '(저절로) 되어지는 것'과 '(의도적으로) 하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상·하체 회전, 코킹 등은 '하는 것'이다. 찍어치기, 공 치고 팔 뻗기, 체중이동 등은 자연스러운 스윙으로 '되어지는 것'이다. '되어지는 것'을 억지로 하려고 하면 오히려 회전을 방해하고 스피드를 떨어뜨린다. 프로들의 스윙 동작은 대부분이 '되어지는 것'이다. 피나는 연습에 의해 그렇게 된 것이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사진=김병집 기자 bjk@

유튜브 주소 - https://youtu.be/n8qCn1T9fZw

영상제작- 김강현·서재민 PD·박민하·이민희·이승준·장다원·조영환 대학생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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