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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여인’을 아시나요? 지방대ㆍ여학생ㆍ인문전공 취업 ‘루저’들 멕시코서 취업 ‘대박’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지여인’을 아시나요?”

청년취업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보다 어려운 실정인데 그중에서도 지방대 출신, 여학생, 인문전공자를 의미해 가장 취업이 어려운 청춘들이 스스로를 부르는 말이다

지난 2월 부산외국어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한 이수진(22세) 씨는 취업을 위해 멕시코를 선택했다. 우리나라 기아자동차가 진출한 멕시코 몬테레이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지난 4개월간 국내 교육을 마치고 1월20일 멕시코를 향했다. 2개월간 현지 적응교육을 마치고 현재 현대 파워텍의 구매담당 직원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해외취업에 도전해 멕시코 현대파워텍에 취업이 확정된 이수진 씨

“국내 취업시장은 치열해 적성에도 맞고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곳은 멕시코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지여인들의 취업시장은 정말 힘든 현실에서 국내보다는 해외 취업시장을 두들릴 때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국내 청년실업률이 11%대로 OECD 34개국 중 최고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부산외대 e-Bridge Korea 국제화 사업단은 해외 일자리 발굴을 통한 청년실업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졸업예정자를 중심으로 지난 9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K-Move사업을 유치해 멕시코 해외취업반을 구성했다. 이반은 남학생 5명, 여학생 9명으로 총 14명으로 구성됐고, 특히 9명의 지여인들의 멕시코 취업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다.

9명의 지여인들은 위험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취업난으로 경쟁이 치열한 국내 레드오션보단 새로운 신 취업시장으로 떠오르는 블루오션을 택했다. 멕시코 제조업 중간관리자 해외취업 연수과정을 마치고 현재 현대 파워텍에 취업이 확정된 이 씨는 “현대 파워텍의 구매부서는 신이 만들어 저에게 준 곳이라 생각이 들었다”며 “스페인어는 물론 영어와 일어를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연수과정에서 터득한 회계, 무역 지식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스스로를 지여인이라 부르던 이들은 국내교육과 현지적응을 모두 마치고 기아자동차를 포함해 현대 파워텍, 현대위아 등 9명 중 8명이 취업 확정됐고, 전체 해외취업반 14명중 12명이 취업에 성공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부산외대 중남미학부 김우성 교수는 “멕시코는 중남미 진출의 관문의 도시이고 북미 진출의 교두보로 현재 글로벌 기업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세에 있기 때문에 향후 몇년간은 중남미 해외 취업의 가장 좋은 시장이 될것이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지여인들이 멕시코에서 자신의 삶을 펼칠 수 있는 비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멕시코 해외 취업에 도전한 부산외국어대 학생들.

지여인들의 해외 취업을 성공으로 이끈 프로그램은 해외 한국기업 클러스터와 현지 대학, 부산외대 e-Bridge 사업단의 3자 교육 및 인력양성 협력체계인 LTR(Localized Triad Relationship) 교육 모델이다. 교육내용은 스페인어 현지강화교육, 한국-멕시코 문화간 커뮤니케이션 교육, 멕시코 지역학 교육, 현지기업 맞춤식 직무교육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올해는 멕시코 몬테레이지역에서 케레타로지역까지 확대해 케레타로에 진출해 있는 동부대우를 비롯한 대동, 협력업체와 현지대학이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멕시코와 중남미의 헤드헌터인 루미피플 (Lumi People)사 조성준 차장은 “기아차의 진출로 인해 향후 몇 년간은 일손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부산외대 멕시코 제조업 중간관리자 해외취업 연수과정 처럼 현지 기업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이 청년실업 문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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