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오(晩悟)는 “뒤늦게(晩) 깨닫다(悟)”라는 뜻입니다. 우리대학의 설립자이신 고 정태성 박사님의 호이기도 합니다. 깨달음이란 “제대로 모르고 있던 사물의 본질이나 진리 따위의 숨은 참뜻을 비로소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됨”이라는 의미입니다. 어느 노시인은 노래합니다. “내려 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우리의 깨달음은 늘 한 걸음 늦고 그 뒤에는 후회와 아쉬움이 남습니다. 만오(晩悟)는 이런 점에서 역설이기도 합니다.
깨달음이 인생에 후행하는 것이 아니라 선행하거나 동행할 수 있다면 우리 삶은 더 아름답고 더 가치 있고 더 살만할 겁니다. 교양교육은 나에 대한 깨달음, 우리에 대한 깨달음, 세계에 대한 깨달음의 공부입니다.
현재 바야흐로 펼쳐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이전 시대와는 질적으로 다른 능력을 요구합니다. 이전 시대에 인간이 기계를 닮는 노력을 해왔다면, 이 시대에는 기계가 인간을 닮고 있으며 이미 많은 부분에서 인간의 능력치를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기계적 지식 습득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파편화되어 널려 있는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쓰임에 맞게 골라내고 골라낸 지식을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형형색색의 구슬은 널려 있습니다. 어떻게 꿸 것이냐가 현재 그리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입니다. 교양교육은 구슬을 모으는 공부가 아니라 구슬을 꿰는 공부입니다. 교양교육은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이동 수단을 선택하는 공부가 아니라, 길을 설계하는 공부입니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벗과 함께.
만오교양대학은 “지성과 인성을 갖춘 21C 세계 시민의 양성”이라는 교육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서양의 한 극작가는 젊음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면서 말합니다. “Youth is wasted on the young.(청춘은 청춘에게만 주기에는 아깝습니다)”
부디, 청춘의 아름다움이 지성과 인성으로 활짝 피기를 기대합니다.
만오교양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