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공간에서의 범죄안심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비교분석
사이버경찰학과 이주희
Ⅰ. 요약문
본 논문은 해가 없는 밤 시간 범죄안심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함축시킨 부산시 금정구 골목길 영상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설문함으로 범죄안심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비교분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범죄안심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조도, 유지 및 관리, 번화가, 개방장소, 차 소리, 시야, CCTV 여부, 대피처 여부로 설정했고 블라인드 처리하여 남 50명, 여 50명에게 인터넷 설문하였다.
Ⅱ. 배경
1. 범죄 예방 디자인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미국의 National Crime Prevention Institute(NCPI) 에서는 범죄예방디자인((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CPTED)을 건축환경의 적절한 설계와 효과적인 사용을 통해 범죄 불안감과 발생 범위를 줄이고 삶의 질을 증대시키는 기법으로 정의하였다. 셉테드(CPTED)의 기본 개념은 도시설계와 범죄 간 상호관계에 대한 관찰을 기술한 제인 제이콥스의 1961년 저작과 오스카 뉴먼의 ‘방어공간’이론을 통해 형성되었다. 이후, 1971년 레이 제프리의 책 제목에 셉테드라는 용어가 사용되면서 셉테드 개념은 더욱 구체화되었다. 이들은 범죄 발생과 특정 환경과의 관계를 가정하고, 잠재적인 범죄자가 범죄를 일으킬만한 소지가 있는 환경에 마주쳤을 때 범죄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범죄와 관련된 물리적 환경을 개선시킴으로써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림 1] 범죄예방디자인 개념과 기본 원리 (범죄예방디자인 연구정보센터: http://www.cpted.kr)
2. 방어 공간이론
방어 공간이론을 개발한 O.Newman에 의해서 진행된 New York 주 Clason Point Garden 프로젝트에서는 소규모의 연립주택단지에서 범죄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주민 불안감이 높아짐에 따라 주택단지 주변의 환경개선 작업에 착수하게 되었다. 여기서 적용된 대표적인 범죄예방디자인 기법은 방치된 정원과 공용공간에 대한 영역성 강화와 활용성 증대(사회계층과 연령대를 고려한 커뮤니티 공간 조성). 건물외벽 개선 등이다. 이를 통해 전년대비 전체범죄는 매달 평균 1000명당 6.91건에서 3.16건으로 감소했고 강력 범죄는 약 61.5%가 감소했으며, 낯선 이에 대한 관심은 27%에서 50% 이상으로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Coleman은 결국 나쁜 설계가 공통체의 파괴에 일조한다고 주장하며 그러한 부정적인 특징들이 있는 지역은 주민들이 체계적인 자위방범활동을 하지 않는 경향이 커서 범죄의 수준을 더욱 증가시킨다고 강조한 바 있다.
Ⅲ. 기존 연구
1. 서울시 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
2012년 4월, 셉테드가 적용되기 전 염리동은 재개발 사업 지연으로 인한 슬럼화가 되면서 주민들의 범죄 불안감이 컸다. 이에 서울 범죄 예방 디자인 시범 마을로 선정하고, 마을을 활성화할 수 있는 산책로인 ‘소금길’(1.7km)을 지정했다. 또한, 마을 곳곳에 운동 시설과 안내 표지판, 방범용 LED 번호 표시등(69개)을 설치하고 안심 주택(6개소)을 지정하는 등 셉테드를 통해 환경을 개선했다. 그 결과 마을 주민들의 범죄불안감은 9.1%감소하고, 범죄로부터의 안심감은 56.5%가 증가했으며,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2014년 부산시 금정구 가마실 행복마을 등의 아동 안전 지킴이집, 치안 올레길 등에 셉테드 기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한 결과 5대 범죄 (살인·강도·절도·성범죄·폭력)가 65.9%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Ⅳ. 기존연구의 문제점
1. 서울시 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 - 데이터신뢰도
염리동은 <표1>에 기재된 CPTED항목을 통해 마을 주민들의 범죄불안감은 9,1%, 범죄로부터의 안심감은 56.5%가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어떤 기준으로 표본을 추출한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고, 설문대상을 편의추출로 선정했다고 기술되어 있어 설문조사로 얻어진 데이터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2. 서울시 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 - 미시적 관점에서의 근린관계 여부.
구태연 외 (2016)의 연구에 따르면 실증적인 연구들 대부분이 행정 단위로 구성된 공식데이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연구 자료의 한계로 인해, 주로 행정동이나 도시 단위의 면사상의 범죄 집계자료를 사용하고 있어 범죄발생의 근린 및 가로 단위
의 미시적인 요인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염리동의 경우 담당 서울시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주민들을 설득, 자기 집 담장 페인트칠을 위한 주민 참여의 유도 등), 일부 기업의 페인트와 방범 CCTV의 기부, 공공예술인들의 재능기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를 통해 서울시 담당자 인터뷰 조사에 의하면 지난 몇 년 동안 대화도 없던 이웃 주민들 간에 자기 담장 페인트칠 작업을 시작하면서 서로 인사도 나누고 이야기꽃도 피우는 등의 공동체 유대와 교류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제‘강석진 - 공동주택단지 외부공간을 중심으로 한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방안에 관한연구’에서는 근린관계가 높을수록 범죄안심도가 높게 측정된다고 밝혀진 바 있다. 염리동 소금길의 경우 주민들의 근린 특성 상 범죄안심도는 타 지역보다 높게 측정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존재한다고 설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근린 관계 등 미시적 요소를 배제한 가운데 연구를 진행한다면 범죄안심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비교분석 할 수 있을 것이다.
Ⅴ. 제안한 방법
염리동 사례는 실제 어떤 기준으로 표본을 추출한 것인지 모호하고 설문대상 또한 편의추출로 선정했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 사실은 염리동에 활용한 <표1>의 CPTED 의 각 요소를 비교분석하기 힘들고 신뢰도의 부재로 인해 위 연구에서 각 요소들을 재정립하여 비교분석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 판단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범죄안심도에 가장 민감한 연령인 20대를 기준으로 부산시 남녀 대학생 100명을 설문대상으로 설정하였다. 더불어 염리동은 개발되는 동안 주민들 간의 교류가 활성화되어 마을에 대한 애착심과 이웃관계는 각각 13.8%, 42.3% 증가하기도 하였다. 앞서 설명했듯 이는 범죄안심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설문자 간의 관계, 미시적 요소 등의 개입이 없는 익명의 남녀 대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하여 설문의 신뢰성을 높혔다.
<표 1>. 염리동에 적용된 CPTED 요소
Ⅵ. 결론
남녀 50명씩 100명에게 설문한 결과인 <표 2>를 통해 여섯가지 사실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표 2>. 요인 별 범죄안심도 순위
첫 째, 조도는 범죄안심도와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
둘 째, 주변 소리는 범죄안심도와 큰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다.
셋 째, 개방된 장소는 조도 다음으로 범죄안심도와 긍정적 상관관계를 갖는다.
넷 째, 여성은 남성에 비해 범죄안심도가 전반적으로 낮으며 요인 또한 상이하다.
다섯 째, CCTV, 대피처 여부는 범죄불안감에 영향을 미치는 주 요인이 아니다.
여섯 째, 부산 금정구는 면적 대비 가로등의 개수가 타 지역구보다 부족하다. 가로등 부족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
위 요인 결과 값을 바탕으로 범죄예방디자인을 설계할 때는 CPTED 기본원리 중 조도와 유지 및 관리를 포인트로 잡을 수 있고, 일반인 또한 길을 거닐 땐 공공기관, 번화가 등이 연관된 개방된 길로 갈 수 있도록 조언할 수 있을 것이다. 위 요인을 맹신하기보다는 시설환경별 CPTED 적용 기준을 확인하고 수치에 적합한 범위 내에서 올바른 CPTED를 적용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박진상 외3인, 범죄 예방 환경 설계를 위한 최적의 색채와 조명 수준의 탐색 연구 (대한인간공학회, 2018), 124쪽
박현호, CPTED와 범죄과학(박영사, 2014년), 104쪽
강석진, 공동주택단지 외부공간을 중심으로 한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방안에 관한연구(대한건축학회, 2005), 24쪽
이유미, 대학캠퍼스공간에서 여대생이 느끼는 범죄불안감에 관한 연구(한국교육시설학회, 2013년)
<2021년 8월>
이주희 학생은 부산외국어대학교 사이버경찰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다. 스포츠, 사회안전, 범죄 분야에 관심이 많고, 졸업 후 해병대 장교 진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경비, CCTV 등의 기술은 발달하나 범죄건수는 줄지 않는 통계를 보며 실질적으로 어떻게 해야 범죄예방이 가능한지 고찰했다. 이에 ‘범죄안심도가 높은 장소에서는 범죄건수가 적은 데이터값이 존재한다.’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 범죄안심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비교분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