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범죄의 동향과 사이버경찰학과의 전망
사이버경찰학과 김성훈 교수
지금 우리나라는 첨단 IT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지식정보화 강국으로 성장하였고, ‘유비쿼터스’ 환경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성장위주의 IT정책 이면에는 해킹 · 악성코드 · 악성댓글, 불법사이트 운영, 개인정보유출, 인터넷사기와 같은 사이버범죄가 유발되었고, 이는 국민의 U-life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또한 IT의 급속한 발달에 따라 사이버범죄가 지능화 · 첨단화되고, 신종수법이 수시로 출현함에 따라 사이버범죄에 대응키 위해서는 수사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실제로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국에서 발간한 “2020 사이버범죄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사이버범죄 발생건수는 234,098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년도 발생건수 180,499건 대비 30%에 가까운 큰 증가폭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전체 범죄 발생건수는 감소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사이버범죄 발생 추이>
(2020 사이버범죄 동향 분석 보고서,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지금까지의 사이버범죄의 흐름을 보면, 비슷한 양상을 반복하는가 하면 기존 형태에서 변형되거나 진화되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유형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또한, 그 변화는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 못지않게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2020년도의 사이버범죄 유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사이버사기는 여전히 사이버범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으며, 이는 중고거래 카페·앱 등을 통한 개인 간 거래가 활발해지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불황과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도 인터넷상 비대면 중고거래가 증가하고, 코로나19 이슈를 악용한 다양한 사기 수법이 등장한 데에서도 기인한다.
두 번째로, 사이버금융범죄의 발생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였는데, 스미싱(207건→822건, 297.1%↑), 메신저피싱(2,756건→12,402건, 350%↑) 등 피싱범죄가 전년 대비 3배를 넘나들 정도로 대폭 증가한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특히, 메신저피싱은 지인을 사칭하며 금전 또는 문화상품권이나 기프트카드 고유번호를 건네받는 수법으로, 범행수법이 점차 지능화되면서 피해가 증가하였다.
세 번째로, 아동성착취물(756건→2,623건, 247%↑), 불법촬영물유포(165건→842건, 410.3%↑) 등 사이버성폭력 범죄 역시 크게 증가하였다.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을 기화로 경찰청과 전국 각급경찰관서에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단)(3.25.∼12.31.)’를 설치·운영하는 등 강력한 단속을 펼쳤고, 그 결과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 보안메신저 등 은밀한 공간에서 이뤄져 그 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많은 범죄가 경찰의 대대적인 집중 수사로 인지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네 번째로, 사이버명예훼손·모욕 범죄는 전년 대비 1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SNS 등에서 본인과 다른 의견을 인정하지 않고 서로 공격하는 등 온라인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점, 과거와 달리 피해를 입었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으로 인해 발생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정보통신망 침해범죄가 전년 대비 19.4% 증가하였는데, 인터넷 이용 플랫폼의 모바일화·단순화가 계속되면서 일반인의 접근이 용이해져 해킹 발생건수가 증가한 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사이버범죄 유형별 발생건수>
(2020 사이버범죄 동향 분석 보고서,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사이버범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이버범죄 양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키 위해 경찰청에서는 매년 전문 사이버수사관 채용인원을 늘려가고 있다. (예 : 2020년 82명에서 2021년 130명으로 증원)
향후 사이버범죄의 증가추세와 비례하여 사이버경찰학과의 전망 또한 매우 밝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각종 사이버범죄와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사이버테러형 범죄에 대응해 나갈 사이버경찰학과 학생들의 비전과 미래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2021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