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도 트럼프 `親이스라엘` 중동평화계획 `부정적`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유럽연합(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대표는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친(親)이스라엘` 성향 중동평화계획이 성공할 것 같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로뉴스와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 등에 따르면 보렐 대표는 이날 요르단에서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역사상 가장 길고 고통스럽고 복잡한 분쟁 중 하나라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다"면서 "지난 50년간 경험은 모든 당사자간 합의가 없는 어떠한 평화계획도 성공할 기회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보렐 대표는 요르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양측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파디 외무장관과 중동평화계획에 대해 허심탄회한 토론을 했다"며 "EU와 요르단은 두 국개 해법 유지와 국제법 존중, 갈등 당사자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유했다"고 적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8일 예루살렘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되 요르단강 서안지구 주요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친 이스라엘` 성향 중동평화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자들과 국제사회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 종식 방법으로 지지해온 `두 국가 해법`에 위배된다. 두 국가 해법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 지구, 동예루살렘을 이스라엘에서 떼어내 팔레스타인 국가로 독립시켜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국가 대 국가로 공존하자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유대계 미국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친이스라엘 성향 중동평화계획을 입안할 때부터 팔레스타인은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참여를 거부한 바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함께 중동평화계획을 발표하자 양국과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아랍권 등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사우디와 요르단 등 친미 성향 아랍국가들도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아랍국가들은 지난 2002년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사우디 주도로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 전쟁에서 차지한 동예루살렘, 골란고원, 요르단강 서안 등지에서 완전 철수하는 대신 아랍국가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아랍·이스라엘 분쟁 종식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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