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럽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BBC 2020.2.28.)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의료진을 격려하며 "엔데믹(endemic)이 오고 있다"고 말한 가운데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이탈리아의 외교장관은 잘못된 정보가 오히려 "인포데믹(infodemic)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엔데믹`은 특정 지역이나 인구에 집중돼 유행하는 전염병, `인포데믹`은 어떤 문제에 관해 정보가 넘쳐 문제 해결에 해로운 현상을 말한다.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스페인의 한 호텔에서는 투숙객 1000여명이 긴급 격리 조치됐다. 스위스 베른에서도 손세정제가 품절되고 유명한 카페들에도 인적이 드물다고 현지 BBC 특파원들이 전했다.
이탈리아와 긴 국경을 맞닿고 있는 스위스는 하루 총 1000명을 검사할 수 있는 시설 10곳을 새로 마련했다. 하루 수만 명의 사람들이 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을 넘어 출퇴근을 한다.
아울러 오는 28일부터 "(코로나19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This affects us all!)"라는 슬로건으로 전국적인 코로나19 퇴치 캠페인을 시작한다.
유럽 내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한 노력을 정리했다.
이탈리아 상황은?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528명과 사망자 14명이 나왔다. 24시간 동안 감염자 수가 25% 상승한 것이다. 감염자가 가장 많은 곳은 북부 지역인 롬바르디와 베테토다. 일부는 완쾌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부 지역에서도 감염자가 보고됐다.
이탈리아 루이지 디 마이오 외교장관은 기자들에게 잘못된 뉴스로 인한 "인포데믹(infodemic)"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로 인해 이탈리아의 경제와 평판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확산은 북부 지역 감염 사례 2건에서 시작됐으며 이탈리아 전역의 0.1%만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틀리오 폰타나 롬바르디 주지사는 직원 중 한 명이 감염되자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과 다른 직원들은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14일간 자가격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닉하지 말 것`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국민들이 공포에 휩싸이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 총리는 공영방송 생중계를 통해 "패닉을 멈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신문 1면들도 확진자수 증가세를 보도하기보다 국민들에게 차분하게 대응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밀라노의 주지사는 심지어 문을 닫은 박물관들에 다시 문을 열라고 했다. 당국이 배포한 한 영상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도심의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탈리아에 입국 제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이미 입국을 제한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과제와 더불어 내러티브를 바꾸려고 힘쓰는 모양새다.
`엔데믹(endemic)이 오고 있다`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 총리와 나폴리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대응책을 논의한 마크롱 대통령은 27일 파리 시내의 라 피티에 살페트리에르 종합병원을 깜짝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며 코로나19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위기를 겪고 있다"며 "엔데믹(endemic)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병원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곳이다.
영국의 경우 확진자 2명이 추가 발생해 총 확진자 수가 15명으로 늘었다.
스페인의 경우 해외 여행 이력이 없는 세비야의 한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생각보다 오래 전부터 스페인 내에 바이러스가 잠복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 섬에 있는 `H10 코스타 아데헤 팔라세` 호텔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1000여명이 긴급 격리됐고 호텔은 봉쇄됐다.
다가오는 부활절 행사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BBC 특파원 가이 헤지코는 확진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 공포가 시작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유럽 다른 지역 상황
루마니아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관광객과 접촉한 한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이 남성에 대한 역학조사가 한창이다.
BBC 특파원 닉 쏘르프에 따르면 91명이 격리된 상태고, 7174명이 자택에서 자가 격리 중이라고 했다. 현재 루마니아인 수백만 명이 이탈리아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두 나라 간 직항 노선도 많다.
식료품 사재기와 동양인을 겨냥한 차별이 보고되자 루마니아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공포감을 느끼지 말 것을 당부했다. 26명이 확진 판정 받은 독일에서는 수백 명이 자가 격리 중이다.
이 외에도 오스트리아, 크로아시아, 덴마크, 에스토니아, 조지아, 그리스, 노르웨이 등에서도 확진자가 보고됐다. 확진자 대부분이 최근 이탈리아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