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 관세 면제 결정 또 유예되자 "불확실성만 연장" (연합뉴스 2018.05.02.)

(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 결정을 이달 말까지 한 달 더 연기하자 최악의 상황을 피한 데 대해 안도하면서도 "시장의 불확실성만 연장할 뿐"이라며 영구적인 관세 면제를 거듭 요구했다.

또 미국이 끝내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언급하며 무역전쟁을 불사할 것임을 경고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EU가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 공급과잉의 원인이 아니라고 지적한 뒤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면제에 대한) 미국의 결정 연장은 시장 불확실성을 연장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미국 안보를 명분으로 철강 제품에 대해선 25%,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선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가 EU 등 몇몇 국가들이 관세 면제를 요구하며 반발하자 한시적으로 5월 1일까지 관세 부과를 연기했다가 이번에 또다시 결정을 한 달 더 늦췄다.

유럽철강협회(Eurofer)는 미국의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영구 면제 결정 연기에 대해 미국의 관세유예는 일시적이지만 환영한다면서도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미국 수출 길이 막힌 다른 나라들이 유럽으로 수출에 나서 유럽으로의 철강·알루미늄 수출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U 집행위는 그동안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영구적인 관세면제를 요구하면서도 지속해서 미국과 협상할 의향이 있음을 보였으나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집행위는 이날 성명에서도 "유럽과 미국간 무역은 균형을 이루고 서로에게 이득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의 카운터파트인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계속 협상할 방침이라고 EU 측은 밝혔다.

EU는 또 미국이 끝내 유럽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할 경우 미국에서 EU로 수입되는 청바지와 오토바이, 오렌지 등의 품목에 대해 연간 28억 유로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방침임을 거듭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