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부산외대 총장에 취임한 장순흥 박사가 한국 교육을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한 책을 냈다. ‘장순흥의 교육-이재영이 묻고, 장순흥이 답하다’(푸른들녘)로, 장 총장은 인공지능시대에 필요한 능력으로 PSC를 주장한다. P(Problems finding and solving)는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S(Self learning)는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것을 말한다. C(Collaboration)는 남과 협업해 창조하는 능력이다.
40년 교육 외길을 걸어온 대한민국 최고의 원자력 전문자가 제안하는 세상을 변화시킬 교육법이다. 그는 카이스트에 있으면서 교육혁신을 주도해 오늘날 대학 수시모집의 원형인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 인물이다. 시험 위주의 수능이 아닌 학생이 지닌 다양한 요소를 보고 선발하자는 수시모집 방식을 최초로 국내에 도입했다. 8년간 한동대 총장으로 있으면서 인성교육과 영어교육으로 한동대를 전국적인 대학 반열에 올린 교육자이기도 하다.
장 총장은 이제 지식 전달 교육으로는 세계를 이끌 수 없다고 본다. 역사상 혁신가는 제도권 교육에서 나오지 않는다.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가 그랬고 발명왕 에디슨, 자동차왕 헨리 포드는 무학이거나 학교를 중퇴한 인물들이다. 한 분야의 전공으로는 혁신을 이끌지 못한다고 보는 그는 학과 간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생 스스로 전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의 시작에는 문제의식이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교수가 주입하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느껴 이를 스스로 공부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것, 혼자만 하는 게 아니라 남과 같이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배움이라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이 때 교수는 멘토의 역할을 해야 한다.
장 총장은 또 협업하려면 인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성이 좋아야 협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금의 교육은 경쟁에 맞춰져 있어 협업이 안 된다는 것이다. 교육 평가 척도를 누가 협업을 잘 하느냐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장 총장의 생각이다. 이 책에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장 총장은 공부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의지만 있다면 주변에 도와주는 게 많다. 유튜브가 그렇고 인터넷이 그렇다. 지식은 널려 있다. 그래서 교수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대학의 역할에 대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학이 추구해야 할 연구 방향이 있다. 이런 능력도 없으면 대학의 존재는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국제신문(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230327.99099007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