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에서는 아침밥이 화제입니다. 다름 아닌 아침밥값이 1000원이기 때문입니다. 부산대 국립경상대 울산과학기술원 한국해양대 부산가톨릭대 등 전국 41곳의 대학이 올해 학생들에게 1000원의 아침밥을 제공합니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2017년부터 시행한 ‘1000원의 아침밥’ 사업으로, 정부가 1000원을 지원하고, 학생이 1000원을 냅니다. 나머지는 대학 측이 부담합니다. ‘1000원의 아침밥’에는 인원 제한이 있습니다. 늦게 식당에 도착한 학생은 발길을 돌립니다.
학교당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아침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선다고 합니다. 요즘 학생들은 아침을 잘 먹지 않는데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침을 든든하게 먹으면 점심은 간단히 먹어도 되거든요.
여기에 더해 아침밥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학도 나왔습니다. 부산외대는 이번 학기부터 아침밥값을 받지 않습니다. 정부의 ‘1000원 아침밥’ 사업에 선정됐는데 학생들이 내는 1000원을 대학 측이 내기로 했습니다. 대학 측은 1000원을 받느니 차라리 받지 않고 그 부분을 대학 재정으로 충당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일 아침 120~160명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무료 급식을 받습니다. 인원 제한도 없습니다. 학생들은 각종 모임을 아침 시간에 잡아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고 합니다. 부산외대가 무료 조식을 위해 편성한 예산은 1억 원 정도입니다. 이 대학 장순흥 총장은 “우리 대학은 학생을 섬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학생들에게서 받는 1000원은 다른 예산에서 아껴 얼마든지 충당할 수 있다. 대학이 학생들을 얼마나 위하는지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학은 더 나아가 오후에 학생들에게 커피도 무료로 나눠줍니다. 부산외대를 다니는 학생이라면 아침과 오후 커피는 학교에서 무료로 받습니다. 이런 문화는 다른 대학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학 신입생 수가 올해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2040년에는 28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학 정원이 입학자원보다 많은 현상을 넘어 2040년에는 수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만 남게 될지도 모릅니다. 수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의 입학 정원을 합하면 26만여 명입니다. 나머지 대학들은 생존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부산외대처럼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 10년 안에 문을 닫는 대학이 잇따라 나올 것입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는다는 소리가 농담만은 아닙니다.
물론 이런 방식으로 신입생을 충원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큰 흐름으로 봐서 지방대의 살 길은 막막합니다. 그럼에도 대학의 이런 시도는 대학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고교까지는 무상급식입니다. 최근 대학의 이 같은 변화를 고려한다면 대학도 무상급식으로 전환할 때가 머지않아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