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한 그릇을 먹어 볼까 하고 사무실 근처 중국집으로 향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벽에 붙여 놓은 원산지 표시가 눈에 들어온다. 한치는 러시아 원양에서 잡아 왔고, 해삼은 필리핀, 소라는 튀르키예, 새우와 오징어는 중국, 나머지는 모두 한국에서 난 것이란다. 짬뽕을 먹으며 생각한다. 여러 나라에서 온 재료들이 이렇게 섞여 하나의 음식이 되는데 우리 공동체도 과연 그럴까. 부산시가 후원하는 ‘2023 부산 인문연대 프로젝트’의 하나로, 유라시아교육원에서도 지구촌 인문학 행사를 한창 진행 중이다. 올해의 주제는 ‘부산 속의 제3 문화-상생의 문화가치 창출을 위하여’이다. 중앙아시아, 아세안, 중국, 러시아, 이렇게 4개 권역으로 나누어 ‘타자’가 우리 공동체 안에 언제부터 어떻게 녹아있는지 살펴보고, 성큼 다가온 다중문화 시대에 우리는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해 보기 위한 자리다. 한국 다중문화…